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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눈물바다]서른 아홉, 드라마 보고 얼마 만에 울어보니?

by 벼락이^^ 2022. 3. 13.

나는 주로 범죄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폴리스맨'드라마를 좋아한다.

얼마 전에 종영한 김남길 주연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드라마 같은 잔인하지만 범인을 잡는 그런 드라마 마니아이다.

대학생 때는 '프리즌 브레이크'와 'csi'에 빠져 기숙사에서 하루종일 미드만 봤던 기억이 있다.

이외에도 괴짜 탐정 이야기 '명탐정 몽크', 국내 드라마인 '별순검 시리즈' 홀릭이었고,

오징어 게임의 박해수 님이 나온 '키미이라'도 손에 땀을 쥐며 시청했다.

 

사람 취향은 변하지 않고, 이런 스릴러 드라마는 흥미진진하고 뻔하지 않는 설정이 좋다. 로맨스에 울고불고하는 나이고 아니고, 30대가 넘어가니 남주로 상상의 피날레를 펼치지도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jtbc 손예진 주연의 '서른, 아홉'을 봤다. 

누구에게나 이런 봄날이 있었겠지
82년생 김지영 극본 쓰신 분이 하셨네!

1회를 보고 어 이거 뭐지? 이랬는데 내 마음을 잡아버렸다.

친구를 가족같이 사랑하는 의리녀이자 브레인! 귀염 장착 만능캐

 

말이 거칠어도 속은 따뜻한 그녀
솔직히 처음 보는데, 이 역할에 100%몰입되는 배우! 천진난만 캐릭터

 

1회부터 원나잇과 불륜미화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이 나와서 너무 센 거 아냐? 이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드라마는 진지한 주제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9살 오랜된 친구들의 그냥 그런 일과 사랑을 담은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셋 중 갑작스러운 전미도의 시한부 선고로 인해 펼쳐지는 생과 사의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였다.

 

연기 구멍이 없다. 출연진 전부 명연기!

손혜진, 전미도, 김지현 모두 각 자의 역할에 너무 잘 맞는 옷을 입고, 어색함이 없다.

남자 주인공들 그 외에 출연하는 모든 분들의 연기가 조화롭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이게 시한부 선고를 맞게 된다면, 내 주변을 어떻게 정리하고 내 삶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나 역시도 생각해 본다. 1년의 항암치료를 선택하느니 6개월의 삶을 선택한다는 주인공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평범한 하루가 더 소중하다는 전미도의 말처럼, 나 역시도 병원이 아닌 즐거운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우리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영원하리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실상은 그건 착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눈물 없이 볼 수 없었던 장면!

친구의 소중한 마지막 시간을 위해, 이무생의 부인에게 무릎을 꿇어서라도 말리는 손예진의 연기!

친구의 다시 오지 않을 엄마와 남자 친구의 행복한 시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절절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입바른 소리를 하며 친구의 행복을 기원하는 미조가, 친구에게 험한 말을 하는 이무생 부인의 머리채를 잡던 기세 좋던 미조가 이렇게 친구를 위해 대신 애원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시한부임을 알게 된 이무생

 

두 번째로 눈물 펑펑한 장면은 이 장면이다.

담배와 진석 오빠를 끊어 내기로 마음먹은 찬영이 본인이 시한부임을 알자,

다시 진석 오빠에게 이혼하지 마 라고 소리치는 장면이다.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찬영이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우유부단함의 연기를 보여준 진석 오빠!

실상은 자기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알고 서도 아이에 대한 사랑 때문에 결혼생활을 이어왔고,

이제 그 마침표를 내려던 순간, 찬영이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장면!

 

찐 사랑이 느껴졌다. 마음으로 품은 아이를 자기 자식처럼 키우고 이혼 후에도 양육하겠다는 진석 오빠의 말을 들은 후

"이런 사람이라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구나" 할 때 진석 오빠에 대한 오해가 벗겨지는 기분이었다.

친남편이라도 부인이 말기암이라고 했을 때 이렇게 울어줄까? 부인이 아니라 여자 친구라 이렇게 애달픈 걸까?

 

아직 드라마 초반이지만, 이미 찬영의 장례식 장면이 먼저 나오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거라서 그 과정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다만 좀 거슬린 점은, 어른이들을 위한 드라마라도 술 장면 너무 많이 나온다. 

 

앞으로 작가분이 어떤 대사를 써줄지 더욱 기대되는 드라마! 눈물 펑펑 울어본 게 얼마만인지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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